한국기독교장로회 군산세광교회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섬기던 성광교회를 떠나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을 토대삼아 세광교회를 세우려 함에 즈음하여 우리 모두의 가슴에 스며드는 감회를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1969년 1월 18일 토요일 하오 8시, 땅거미가 대지를 덮은 지도 이미 오래된 늦은 밤 네사람 즉, 임두준, 안형재, 고근수, 안상용장로는 깊어가는 밤도 잊은 채 하나님으로 부터의 응답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를 몇시간, 드디어 네 장로들은 하나님의 뜻에 부응하는 교회를 세우기로 합의를 보니 벅찬 감격을 아울러 동녘에 떠오르는 찬란한 햇빛조차 우리들을 축복하듯 눈부시기만 하였습니다. 이렇게 네 장로들이 밤을 지새우면서 새로운 교회를 세우기로 하나님 앞에 서약한 1969년 1월 18일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세광교회 탄생을 위한 산고의 역사적인 날이기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몸을 이루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을 성육신이라고 한다면 그를 믿는 우리들은 삶의 한 복판에 들어가 그들과 더불어 몸부림을 쳐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내 구주로 믿고 그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한다면 여기에 용서와 화해의 복음이 스며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하거늘 오늘의 교회는 그러하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들은 심한 갈등과 회의를 느끼면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 하고 찾고 헤매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던 끝에 드디어 우리들은 믿음의 앞길을 멀리 바라보면서 몽매간에도 잊을 수 없는, 몸담아 섬겨온 성광교회를 떠나 새로운 신앙의 보금자리로써 세광교회를 세우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오늘 여기 모인 성도 여러분! 우리들이 새롭게 우리들의 신앙의 요람인 세광교회를 세움에 있어서 마음속에 오고 가는 과거의 모든 일들이 주마등과도 같이 명멸하며, 혹은 회상이 되어지는 것을 인간이 가지는 상정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우리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것을 잊으려 합니다. 흩어지는 것보다 하나로 뭉치는 것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이 오늘 분립이라는 이 현실을 눈앞에 놓고 하나님 앞에 새로운 신앙 양심을 가지고 첫 제단을 쌓기까지에는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계시는 하나님만이 아시는 말 못할 수많은 내용과 곡절들이 깃들여 있었던 것을 우리들은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세광교회를 세움에 있어서 지금까지 몸담아 온 고회를 향한 안타까움으로 점철된 지난날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우리들에게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섬기는 교회를 어떻게 해서든지 떠나지 않으려는 마음의 각오와 결심과는 달리 떠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사유들이 얼마나 많이 우리들을 괴롭혔는지 하나님과 당한 사람만이 아는 마음에 쌓인 상처라 하겠습니다.
야훼 하나님!
우리들은 부족한 인간이기에 갈등도 있사오며, 의견의 충돌도 있었음을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새로운 장막을 치고 당신의 전을 세우려는 것은 충성된 종들로서 신실히 당신을 섬기려는 충정에서 이오니 우리들에게 큰복과 지혜와 총명을 주시옵소서 라고.......... 그러나 우리들은 얼마나 많이 세광교회를 세우려 함에 있어서 주를 향하여 부르짖었는지 모릅니다. 세광교회를 세우려고 하는 우리들을 비방하기 위한 사람들은 우리들을 가르켜 세속적인 신앙을 가졌다는 말로 자기들을 합리화시키려 들었으며, 그들은 우리를 향하여 주일도 성수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의 모임체라고 모함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들이 주님의 몸 된 세광교회를 세우면서 감정적인 요소가 있는 게 아니라 보다 차원을 달리하는 높고 깊은 곳에 그 명분과 당위성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여기 모인 우리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덕스럽게 나오며 우리들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다 해도 그리스도만은 다시 십자가에 못 박지 않기로 다짐했던 것입니다. 과거의 수많은 한국교회가 그리스도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얼마나 많이 그리스도를 욕보였는지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고 많은 교회들이 예수님을 위한다는 이름 아래 싸움을 통하여 서로 헤어지는 모습에서 벌거벗은 그리스도의 그늘진 상혼을 세상 앞에 드러내어 놓았던 것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빈손 들고 나왔으며 세광교회를 떠나는 장로들이 시무장로, 무임장로를 합하여 여섯 장로님들이며, 그 외에도 많은 중진들이 떠남에 있어서 정든 교인들에게 떠나는 송별의 인사조차 따뜻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도 우리들은 교회 평화를 위하여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사람에게 지는 것이 주님 앞에 이긴다는 산 증인으로써 떳떳하려 했습니다.
이래서 한국 교회사에서 길이 기억될 다툼이 없이 분립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부합니다.
새 희망을 안고 세광교회를 세우고자 원하는 세광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하여 긴 여정을 걸어가는 이스라엘 민족의 광야 40년의 순례의 고난의 역사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은 갈대아 우르를 떠나 정처 없이 수난의 여로가 이어지는 하란의 아브라함이 걸어간 가시밭길의 역경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길은 비록 멀고 험하고 고통의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은 인간이 홀로 가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는 길임을 우리들은 알고 있기에 우리들은 두려움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우려는 세광교회는 우리의 힘으로 세우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시며 하나님이 몸소 거하시는 지성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헤매던 여기 모인 우리들에게 하나님은새 교회를 주시마고 약속하셨으니 이 어찌 기쁘다고 아니 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세우려는 세광교회는 신앙 양심에 입각하여 그리스도를 내 구주로 믿고 그를 통해서 만이 구원을 얻는다는 신앙에 기초를 두고 하나님의 은총을 기다리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세우려는 세광교회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 행사가 다 형통하리로다”함과 같이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로 사시절 푸르러 잎사귀가 메마르지 않으며 항상 열매 맺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세우려는 세광교회는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면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하심과 같이 하나님이 세우시며 하나님이 지키시는 교회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러한 뜻에서 우리들이 오늘부터 하나님께 바치는 세광교회는...
01.기도하며 성경을 읽고 배우는 교회되기 원합니다.
02.미신적인 신앙이 아니라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신 것 같이 우리가 몸담아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저주하거나 악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하신 그대로 이 세상 한 복판에 뛰어들어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데 진리의 등불 되기를 원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만이 믿지 않는 내 동족들을 주 안으로 인도할 수 있을 줄 믿으며 예비하신 하늘나라도 얻을 수 있을 줄 압니다.
03.앞날의 젊은 세대에 기대를 가지며 그들을 훈련하고 그들을 힘껏 뒷받침하는 교회되기를 원합니다.
04.교직자와 당회, 제직, 평신도가 이해와 타협의 토론의 광장을 마련하는 교회되기를 원합니다.
05.믿음, 소망, 사랑이 넘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하며 특히 사랑으로 관용하고, 서로가 남을 용서하는 교회되기를 원합니다.
06.‘너희는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씀에 따라 조밀한 주택가에 교회를 세움으로써 새로운 신도들을 주님께 인도하는 교회되기를 원합니다. 또한 인간이 소외당하고 과학과 금전만능의 현실사회에서 성령의 역사를 간구하며 하나님의 은총을 힘입어 십자가에 달려 고초 당하신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부름과 선교를 착실히 지켜가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